글
*text 2008. 12. 1. 22:09[SN:번역] Epicurious
Supernatural
Jared/Jensen RPS AU
Rating: R
원문: http://coffee-in-bed.livejournal.com/31918.html
지금 시각은 8시 3분이었고 제러드 패덜렉키는 지각이었다. 정확히, 약속시간에서 32분을 넘겼고, 젠슨이 철두철미한 배합으로 만들어 놓은 시금치와 오렌지 샐러드는 제 모습을 잃어가는 중이었다. 구운 아몬드를 넣은 드레싱은 이미 두 층으로 분리되고 있었다.
오븐은 하루 종일 켜져 있었고 부엌은 혼잡했으며 위로 고정시켜 열어놓은 창문에도 불구하고 찜통이었다. 그의 작은 조리대마저도, 오븐에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양파 타르틀렛(작은 파이*역자주)이 담긴 쟁반, 신중히 고른 다섯 병의 와인과 마늘, 양파, 셀러리를 잘게 썰어 넣은 작은 유리 보울로 가득 매워져 있었다. 그것들은 지금쯤이면 샐러드 코스로 서빙되는 중이어야 하는 것들이었다. 그는 웬 빌어먹을 가축처럼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군사급의 정밀함으로 다섯 코스요리의 모든 준비를 마쳤고, 어떤 재료를 얼마만큼의 시간동안 어느 냄비에 넣고 얼마나 저어주어야 하는지 혹은 어떤 팬에 담아 언제 오븐에 넣어야하는지를 정확한 안무동작처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계획보다 30분 뒤쳐져 있었고, 갑자기 그는 타르틀렛을 오븐에 넣은 후에 스프를 퓌레(채소나 콩과 식물을 갈거나 누르거나 비틀어서 채로 걸러 가벼운 페이스트나 진한 액체 정도의 농도로 만든 것*역자주)로 만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그 후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것은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는 너무 많은 시간들은 그를 초조하게 만들었지만, 그는 자신이 이것들을 망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할 수 있다. 해낼 것이다. 그는 이 일자리를 따내고, 그의 음식을 통해 유명해 질 것이었다. 명성을 쌓고, 제자들을 기를 것이었다. 언젠가 차릴 그의 레스토랑을 위해 돈을 모을 것이었다.
그는 이미 제러드의 레스토랑이 오픈할 장소를 답사했다. 그 지역은 목 좋은 곳이었고, 내부는 두 층에 걸친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좋은 소문까지 돌고 있었다. 가게를 시작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었다.
현관벨이 울렸다. 그는 인터콤을 연결하기 전에 목을 가다듬었다.
"올라오세요,” 아래층 로비문을 여는 버튼을 누르며, 그가 말했다. 그는 목과 손마디를 꺾어 우드득 소리를 내었고, 어깨를 크게 휘둘러보았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정확히 숫자 열까지 세자, 복도에 낡은 엘리베이터가 땡하고 서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은 8시 12분이었고, 그는 42분 지각이었다.
젠슨은 문을 힘껏 당겨 열었고-그것은 뻑뻑했으므로- 아무리 봐줘도 실제 제러드 패덜렉키가 젠슨이 머릿속에 그렸던 사람과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는 좀 더 나이 들고... 덜 웃는 사람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저렇게 아메리칸이글의 셔츠를 입고 쪼리를 신은 사람은 아닐 것이라고. 그리고 키는 좀 더 작을 거라고. 세상에, 이 남자는 남산만한 키를 하고 있었다.
“미안해요 내가 늦었죠.” 제러드는 손을 앞으로 내밀며 크게 웃음 지었다; 그 손을 마주잡았을 때 젠슨은 난쟁이가 된 느낌이었다. “중간에 들를 데가 생겨서요.”
“괜찮습니다,” 젠슨이 굳은 어조로 말하며, 안으로 물러서 제러드가 들어올 수 있게 공간을 내 주었다. 그는 이런 온통 더부룩한 머리와,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이 자신을 더 긴장시키는지 혹은 그 반대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웃고 있었지만, 동시에 자신을 옥죄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더 긴장되는 쪽이었다. 그리고, 인정하자면, 조금 짜증나는 정도였다. “배가 고프시다면.”
이 모든 게 왠지 블라인드 데이트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만약 그랬다면, 젠슨은 삼십분 전에 전화기를 들어 상대가 누구든 간에 호통을 쳤을 것이었다. 아마도 지금 역시 그럴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제러드는 태도가 깜찍했다. 그것은 분위기를 한결 누그러뜨렸다.
“굶어죽기 일보직전이에요.” 롤리팝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제러드가 제 배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리고 여기 냄새가 끝내주는데요.”
“감사합니다.” 젠슨이 손을 더듬어 문을 잠그고 땀이 난 손바닥을 앞치마에 문지른 뒤, 소매에 묻은 기름자국을 발견하고는 쯧-하고 혀를 찼다. “음, 자리에 앉으세요.” 그는 제러드를 완벽하게 정성들여 세팅한 테이블로 안내했다. “샐러드 코스를 내어 오겠습니다.”
“근사하군요, 고마워요.”
제러드는 의자에 푹 파묻혀 앉아 다리를 크게 벌렸으며, 그의 미소는 얼굴전체로 번져나갔다. 젠슨은 자신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오르는 걸 느끼며, 부담 없고 좀 더 편안한 상태가 되었다. 그것은 짜증을 약간 없애 주었지만, 그가 부엌으로 들어가기 전에 시계를 한 번 더 보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8시 19분. 단 한통의 전화도 없이 거의 한 시간을 늦다니.
샐러드드레싱이 다시 분리되어 있었고, 젠슨은 그것을 뒤섞으며 속으로 분노했다.
*
일단 그가 부엌에 들어서자, 젠슨의 자동운전모드가 켜졌고 기분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너무 바빠서 그의 긴장이나 심지어 분노마저도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타르틀렛은 오븐에서 요리되고 있었고, 크루통(샐러드 장식용의 가미된 말린 빵조각*역자주)은 방금 꺼냈으며, 스프는 블렌더 안에 있었다. 그의 타이밍은 완벽했다.
“이거 정말 기가막히군요!” 제러드가 소리쳤다. 분명치 않은 발음으로 보아 그는 입속에 음식을 가득 담은채로 말하는 듯 했고, 웬일인지 젠슨은 그것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 그는 제러드가 스푼을 원시인처럼 쥘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어쩌면 스프 코스는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가 될지도 몰랐다.
젠슨은 타월로 손을 닦고 그것을 어깨에 걸친 다음, 식당으로 들어오기 전에 그의 소매로 얼굴을 문질렀다. 제러드는 아직 입에 든 것을 열심히 씹고 있었으며, 여전히 씩 웃고 있었고, 그의 접시는 너무나도 깨끗해서 젠슨은 그가 혹시 접시를 핥아먹은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집어들었다.
“음식이 맘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고맙습니다.”
제러드는 와인잔에 손을 뻗었고, 두 모금 만에 잔을 다 비웠다. 그는 입맛을 다셨고, 젠슨은 순간 주춤했다. “다음은 뭐죠?”
“그뤼에르 크루통과 프로슈토(향신료가 많이 든 이탈리아 햄*역자주) 조각을 곁들인 셀러리 사과스프입니다.”
제러드는 눈을 감으며 신음소리를 흘렸고, 그의 손은 배를 문지르고 있었다. 젠슨의 심장 박동이 목 뒤에서 울려댔고, 그는 혹시라도 재료를 말하다가 자신이 실수를 했다거나, 아니면 그 배합이 잘못되거나 한 건 아닌지 생각하다가, 거의 접시를 떨어뜨릴 뻔했다. 하지만 제러드는 다시 웃음을 흘렸고, 그가 테이블 모서리를 손바닥 끝으로 경쾌하게 내려치자 놓여있던 접시들이 덜그럭 소리를 냈다.
“빌어먹을, 그거 마치... 음식포르노처럼 들리는군요. 가지고 와 봐요, 어서!”
그것은 정확히 젠슨이 생각했던 경고의 메시지는 아니었다.
*
물론 그는 스프 코스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부엌으로 돌아가는 척 하면서, 제러드가 스푼 쥐는 법에 관한 그의 짐작이 맞았는지 보기 위해. 그리고 물론 음식에 대한 제러드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그는 손가락을 등 뒤에서 조물거리며, 머리를 슬쩍 내밀어 테이블 쪽을 보았다. Thank god, 제러드는 스푼을 문명인처럼 잡고 있었다. 심지어 그는 스푼을 자신 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뜨고 있었고, 스푼 뒷부분을 빨아먹지도 않았다. 어쨌든, 그는 식사 예절을 아는 사람이었다.
“Oh, my god." 제러드는 가벼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프로슈토 두 조각을 입 속으로 밀어 넣고는 행복한 듯 소리내어 씹었다. 젠슨은 안절부절 못하고, 안달하며 속을 태웠다.
이것은 그가 지난 한주 내내 메뉴를 정하며 상상했던 조용하고, 격식 있는 식사와는 전혀 차원이 달랐다. 그리고 진작에 그가 세스콰치를 먹이게 될 줄 알았다면, 좀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했을 것이었다.
제러드가 자신의 음식을 좋아하여 그에 대해 크게 떠들어대고 있는 것은 그를 전율케 했지만, 젠슨이 준비했던 것은 이렇듯 빠르고도 설렁설렁한, 사이비인터뷰스러운 캐쥬얼함이 아니었다. 제러드는 그에게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누구와 함께 수학(修學)했는지, 혹은 이전에는 어디서 일했었는지 등에 관해 단 한마디도 묻지 않았고, 이런 가벼운 분위기에서라면 얼간이처럼 보이지 않고서야 그런 주제를 꺼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당신 이걸 메뉴에 꼭 넣어요. 존나 환상적이네요.”
오븐의 타이머가 울렸고, 덕분에 젠슨은 그가 방금 채용된 것인지를 물어볼 기회을 놓쳤다. 그는 손을 말아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양해를 구한 다음 부엌으로 들어가 오븐에서 타르틀렛을 꺼내기 전에 찬장에 두어 번 머리를 박았다. 그는 제러드의 스푼이 그릇에 닿아, 자기(瓷器)와 자기류의 부딪힘으로 짤그랑거리는 소리를 들었고, 거기에 이어 의심할 여지없이 스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러드가 그릇에서 마지막 스프를 뜨는 모습이 젠슨의 뇌리에 팡-하고 떠올랐고, 그는 제러드가 그릇을 다시 내려놓는 소리가 들릴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나서 (혹시 모르니까) 다시 그곳으로 나가기 전에 열까지 세었다. 때때로 어떤 것들은, 스스로를 위해서 보지 않는 편이 나았다.
*
젠슨이 완전 공포스런 표정을 그의 얼굴에 드러내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하는 동안, 제러드는 양파 타르틀렛 두 개를 들이마시듯 삼켰고 일분도 안 되어 잔에 가득 채워진 와인마저 비워버렸다. 적어도 그는 제러드가 타르틀렛의 바닥면이 너무 굽힌 것을 눈치챌까봐 걱정할 염려는 없었다.
“여기에...” 제러드가 손가락을 핥아 먹으며 말을 잠시 멈췄다. God, 저런 짓을 하다니. “여기 혹시 고트치즈가 들어갔나요?”
젠슨이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내, 그는 음식에 대해 얘기 할 기회를 얻었으며, 그의 요리인생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무화과를 우려낸 발사믹 소스를 가미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제가 예전에-”
“이거 더 남았나요?”
그리고 또다시, 원점이었다. 젠슨은 앞으로 팔짱을 꼈다. “그럼요, 이것은 12개나 만들었거든요. 하지만 아직 두개 코스가 더 남아있는...”
젠슨이 손을 휘휘 저었다. “나머지는 집으로 싸가겠어요. 그 ‘양파-고트치즈-어쩌구’요.”
“타르틀렛,” 젠슨이 날카롭게 대꾸했다.
“그래요, 그거.”
“그러세요.” 젠슨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부엌으로 되돌아갔다. 어쨌거나 그는 새우요리 차례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
거실에서 제러드의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릴 때 그는 휀넬리조또(fennel:회향풀*역자주)를 확인하는 중이었다.
“저기요, 이거 읽어봤어요?”
젠슨은 한숨을 내쉬었다. 멋지군, 이제 저 남자는 자신의 집안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읽다니, 뭘요?”
그는 거실로 발걸음을 향했고, 책장 옆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을 들고 서있는 제러드를 찾아냈다. 젠슨의 얼굴로 뜨거운 피가 몰렸다.
“아, 네.”
“내용 어때요?”
“괜찮아요.” 그는 현재 자신들의 대화 중 대체 어느 부분이 오늘의 저녁식사, 혹은 일자리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 혹시나 제러드가 애초에 여기 온 이유를 잊었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는 확실히 그래 보였다.
“이거 제가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제러드가 물었다.
“어, 물론이죠. 그러세요.”
“좋아요, 고마워요.” 제러드는 소파에 몸을 던지고는, 책의 첫 장을 펼쳐 책표지를 뒤로 접었다. 젠슨은 이를 부드득 깨물었다.
제러드는 지금 음식을 입 속으로 부어넣는 중이 아니었고 그의 초조함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지만, 제러드의 입가에 문신을 한 듯 지워지지 않는 빙글웃음 때문에 젠슨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아마도 음식에 그렇게 열을 올렸던 건 단지 음식 그 자체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다섯 코스의 저녁식사 준비가 마약정키를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젠슨의 ‘병신같은 오늘의 운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제러드의 행동 대부분을 설명해 주었다. 아마도.
“메인코스가 일 분 내로 준비될 예정입니다,” 그의 예상이 맞았는지 확인하려고, 제러드의 얼굴을 들게 유도하며 그가 온통 꾸며낸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러드는 그저 중얼거리며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젠슨은 그의 양 손바닥을 천장으로 향하며 포기의 제스츄어를 취하고 음식을 접시에 담으러 가버렸다.
*
제러드는 새우요리를--접시에 있는 것들 중 여섯 개를, 꼬리고 뭐고 남김없이--그의 손으로 집어 먹어치웠다. 그는 코스가 진행되는 내내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젠슨은 그의 정강이를 걷어차고픈 욕구를 반쯤 느끼고 있었다.
“Dude, seriously, 이 음식 정말 믿을 수가 없네요.”
믿을 수 없는 게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젠슨은 메인코스까지 오는 동안, 내내 취한 듯 흐리멍텅한 눈을 한 제러드를 자신이 어떻게 알아보지 못한 것인지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젠슨의 초조함은 안중에도 없는 듯이, 제러드는 리조또의 마지막 숟갈을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깊고, 만족스런 탄식을 하며 의자에 뒤로 기대었다. 순간 젠슨은 제러드가 청바지의 단추를 열거나 손을 허리띠 안으로 집어넣을까봐 벌벌 떨었지만, 오직 그가 한 일은 입을 닦고 그 냅킨을 빈 접시위에 가볍게 던진 것 뿐이었다.
제러드가 이 집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했던 모든 행동들은--생각해보면 그 이전에, 그러니까 제러드가 늦은 이유도 아마--야만적이고도 전문가답지 못한 그리고 딱 애들이나 하는 짓이었지만, 젠슨은 그의 신경질을 억누르려 애썼다. 자신은 여전히 모욕을 느끼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제러드가 나쁜 사람인 것 같지는 않았다. 그저 철저하게 개념을 상실한 것 뿐이었다.
젠슨은 부엌으로 돌아가 시원하게 만든 라바 케이크(잘랐을 때 속에 들어있던 초콜릿이 용암처럼 흘러나오는 케이크*역자주)를 접시에 담고 진판델(포도주의 일종*역자주)을 잔에 따랐다. 자신의 몫도 한잔 따랐다. 그것을 쭉 들이키고, 또다시 잔을 채워 그것마저 비웠다. 이 정도를 이겨낼 수 없다면, 그는 인생의 패배자로 남을 것이다.
*
그는 라바 케이크에 커스터드 소스를 얹고 신선한 딸기를 반으로 잘라 장식했다. 젠슨이 케이크 접시를 제러드 앞에 내려놓았을 때 그의 눈이 다소 크게 뜨였다; 젠슨은 자신의 눈알을 부라리지 않도록 노력했다. 오직 하나 남은 마지막 코스만 끝나고 나면 제러드를 문 밖으로 걷어찰 수 있을 테니까.
“커피 드시겠습니까?” 제러드가 no라고 대답하길 기도하며 그가 물었다. 하지만 그가 임의로 음료를 대접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아니면 그냥 와인만 하시겠어요?”
제러드는 고개를 비스듬히 하고는 고민했다. “음, 커피주세요. 와인을 마시면 좀 피곤해지거든요, 알죠? 당신도 그래요? 뻗어버린다거나?”
“그렇겠죠.” 젠슨은 이미 부엌쪽으로 몸을 돌리고 있었다. 그가 제러드의 목을 잡고 비틀거나, 그보다 더한 짓을 하기 전에 어서 그 곳을 벗어나야 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어떤 구실이든 좋았다. “커피 어떻게 해 드릴까요?”
“설탕만 넣어주세요. 그것도 당신이 진짜배기를 갖고 있을 때 얘기지만.”
“진짜 설탕이에요,” 젠슨이, 그를 의심하는 눈초리를 하며 말했다. 도대체 어떤 요리사가 진짜 설탕을 가지고 있지 않단 말인가?
“그럼 그걸로 할게요. 설탕은 두 스푼이요.”
젠슨은 찬장에서 커피프레스를 꺼내고, 커피콩을 집어 그라인더에 넣었다. 이제 시계는 거의 열시를 향해가고 있었고 여기저기 널려있는 모든 식기와 요리기구들을 닦는 데는 한 시간쯤 걸릴 것이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피곤함을 느꼈다. 하지만 부엌을 더러운 상태로 늘어놓고 자러 갈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그는 절대 잠들지 못할 테니까.
“Dude! 새콤한 맛 꿈틀이잖아요!”
제기랄, 제러드는 자신이 장식장에 숨겨둔 영화시청용 군것질 바구니를 찾아낸 게 틀림없었다. 물론, 애초에 그가 왜 장식장 앞에서 얼쩡대고 있었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젠슨은 식당으로 바람같이 달려 나갔지만,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았고, 제러드는 이미 바구니를 열어 식탁보며 접시, 그리고 그의 셔츠에 온통 새콤한 설탕 가루를 흘려대고 있었다. 꿈틀이 몇 개는 케이크에 올려져 있었다. 젠슨의 혈압이 급상승했다.
제러드는 끅끅대며 웃기 시작했고, 어깨까지 들썩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급히 숨을 몰아쉬더니 머리를 뒤로 젖히고, 온 집안을 울리는 복식 웃음을 터트렸다.
“이거 꼭 진흙탕에 빠진 거 같지 않나요!” 그가 접시를 가리키며, 큭큭거렸다. 그의 눈은 정신없이 웃느라 거의 감겨있었고, 눈꼬리에는 눈물이 맺힐 지경이었다. “보세요!” 그는 포크를 들어 꿈틀이 몸통 한 가운데에 푹 찔러 넣고, 그것을 케이크 안으로 짓이겨 넣었다. “안 그래요?”
당신 지금 장난하는 거겠지.
“곧 커피를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목소리를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젠슨이 말했다. “즐거운 디저트 되시길 바랍니다.”
*
그는 커피를 내리는 동안, 싱크대에 뜨거운 물을 받으며 거기에 세제를 잔뜩 짜내어 뿌렸다. 그가 수도꼭지를 잠갔을 때, 온 집안이 조용해졌다. 하다못해 스푼이 접시를 긁거나 유리가 부딪히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커피가 준비되었고, 그것을 컵에 따르자 안쪽 벽면을 따라 어두운 색 거품이 올라와 매달렸다. 하지만 그는 다시 저 곳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너무 굴욕적이었고, 그는 심하게 열이 받은 상태였다.
제러드가 거실에서 들어오는 불빛을 온몸으로 막으며 부엌의 좁은 입구에 나타나는 것으로, 그를 고민에서 끌어올렸다. 그는 빈 접시를 마치 올리브나무의 가지라도 되는 듯이 내밀었다.(올리브나무의 가지: 평화·화해의 상징; 노아의 방주에서 날려 보낸 비둘기가 올리브의 가지를 물고 왔다는 고사에서*역자주) 젠슨이 그것을 낚아채듯 받아들었을 때 스푼이 바닥에 떨어지며 소리를 냈다.
“내가 주울게요,” 제러드는 민첩하게 허리를 굽히고, 그것을 재빨리 주워 올렸다. 그는 젠슨을 묘한 미소로 쳐다보며, 엄지손가락에 묻은 초콜릿시럽을 쪽쪽 빨았다. 굳이 들먹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자신은 알아야만 했다: “라바 케이크는 마음에 드시던가요?”
“씨발, 굉장했죠. 모든 음식들이 훌륭했어요.”
젠슨이 싱크대에 접시와 스푼을 던져 넣고, 수도꼭지를 틀자 조리대와 바닥까지 물이 튀었다. “아, 고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저도 정말 기쁘군요.”
자신조차 반박할 수 없는 비틀림이 목소리에 녹아있었다. 그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제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으며, 이것들을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었다. 그는 가장 가까이 있는 더러운 접시와 스펀지로 손을 뻗어 그것들을 싱크대에 담그고 북북 문지르기 시작했다.
“후우, 좋아요...” 제러드가 부엌을 가로질러 와서 조리대 구석에 몸을 기댔다. 그는 젠슨이 라바 케이크를 만드는데 썼던 램킨(오븐에 사용가능한 그릇*역자주)바닥의 부스러기를 손가락 끝으로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왜 그렇게 화가 났죠?” 그가 빵 부스러기를 씹으며 분명치 않은 발음으로 물었다.
“진짜 몰라서 묻는 건 아니죠?” 제러드는 혼란스러운 듯 이마를 크게 찌푸리며 고개를 젓고, 그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젠슨이 어금니를 악물었다. 그가 손을 들어 휘두르자, 비누거품이 크게 아치를 그리며 뒷쪽으로 튕겼다. “난 다섯 코스의 정식요리를 준비했는데 당신은 약에 쩔어서 나타났잖습니까!”
“...그래서요?”
“그래서라뇨!” 젠슨이 제러드의 손 아래에 놓인 램킨을 빼앗았다. 제러드는 작게 항의하는 소리를 냈다. “무례한 짓이에요. 저뿐만 아니라 음식한테도요.”
“당신은 단 한번도 약에 취해본 적 없단 말이에요?” 제러드의 목소리는 다소, 그러니까, 당황한 듯 들렸다. 젠슨은 눈을 깜빡이고는 미간을 모았다.
“해 봤죠, 대학때요,” 그는 냉소를 흘렸다. “하지만 요리학교를 다니면서부터는 절대 안 했어요.”
“아니, 어째서요?”
“그건 맛을 제대로 못 느끼게 하니까요!” 오늘 저녁은 제대로 쓰레기통에 처박고 싶은 것들 천지였다--시간과 에너지와 200달러어치의 음식과 와인. 그리고 귀여운 남자까지. 젠슨의 인내심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내 말은, 약에 취한 상태로 코스요리를 먹으면 맛이 온통 뒤섞인다구요. 자신의 미각을 온전히 믿을 수 없게 되는거죠.”
제러드는 뭔가 얘기하려고 입을 열다가, 멈췄다. 그가 얼굴을 찡그리자 콧등에 주름이 잡혔다. “Oh god, 당신 그런 사람이었군요.”
“어떤 사람이요?”
“재료는 원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야 하고, 뭐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 말이에요. 그리고 ‘미뢰를 각성시켜라’, 이런 명언을 남기는 거죠.”
젠슨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는 손을 싱크대에 도로 담가 나무스푼을 찾아서 비누칠했다. “저는 음식을 아주 신중하게 다루는 것 뿐입니다.”
“그래요, 척보니 알겠네요.” 제러드는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것은 비웃음이 아니었다. 그는 몸을 기울여, 젠슨의 팔에 그의 손가락을 가져다댔다. 그들 사이가 너무 가까워지자, 젠슨은 거의 뒤로 물러섰고, 자신의 팔과 어깨근육이 긴장하는 것을 느꼈다. “당신은 힘을 좀 뺄 필요가 있어요.”
제러드는 치약광고모델처럼 환하게 웃었고, 젠슨은 흠칫했다. 아마도, 자신은 제러드의 미소에 홀려 정신을 잠시 잃었는지도 모른다. 제러드의 혀가 젠슨의 입술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왔고, 젠슨은 인정해야만 했다. 진판델과 라바 케이크의 조합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으음. 잠깐만요.” 젠슨이 머리끝까지 온통 붉어지며 뒤로 물러섰다. 제러드가 젠슨의 입술을 다시 핥았을 때, 그는 숨쉬는 것을 겨우 반쯤 추스르고 있었다. 그제서야 그는 자신의 손이 팔꿈치까지 더러운 싱크대 물 속에 여전히 담겨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너무도 우스꽝스러웠다. “이건...” 미친 짓이었다. 바보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그래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제러드를 밀어내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 짜증났다. 그는 싱크대에서 손을 빼고 물기를 털어낸 다음 제러드의 가슴을 밀어냈고, 그것은 셔츠에 물기어린 손자국을 남겼다. “이건 정말 프로답지 못하다구요. 우린 이러면 안 되요.”
“오, 그런 거예요? 누가 그래요?”
젠슨은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아마도 그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가득 채운 두 잔의 와인을 마시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 그리고 아마도 그는 그의 부엌에서, 그의 잠재적 고용주와, 이런 상황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이러지 마요, 난 진지하다구요.”
“나도 그래요.” 제러드가 그의 입을 다시 가져다댔고, 이번에는 젠슨이 그것을 막으며 제러드의 셔츠를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이러지 마요, 젠슨,” 또다시 키스하려고 고개를 숙이며, 그가 느릿하게 말했다. 젠슨의 페니스에 한차례 떨림이 전해졌다. “좀 즐겨봐요.”
제러드는 그를 냉장고 문에 밀치고, 젠슨의 머리 양 쪽을 손바닥으로 감싸며, 그를 가두었다. 그 상태로 상대가 다가오자, 젠슨은 제러드의 옷과 머리카락에서 나는 마리화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것은 날카롭고도 강렬했다.
그는, 틀림없이 이걸 후회하게 될거야, 그렇지? 따위의 생각을 시작했으나, 그 때 제러드의 손바닥이 그의 청바지를 훑고 지나갔고, 젠슨의 호흡이 기도(氣道) 한 가운데서 헉, 하고 멈췄다. 제러드가 젠슨의 입술에 자신의 것을 마주대고선 미소짓고, 낄낄거렸다. 그가 젠슨의 헐렁한 바지춤을 잡아 지퍼를 열고, 손을 집어넣어 박서를 허리 아래로 끌어내릴 때, 그의 손가락 마디가 젠슨의 복부에 닿았다.
그의 페니스를 감싸쥔 제러드의 손은 크고, 뜨거워서 젠슨은 그 손 안에서 숨가쁘게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 그가 뒷머리를 냉장고 문에 부딪치는 바람에 매달려있던 자석들 중 하나가 제자리를 벗어나, 지불해야 할 케이블고지서들이 바닥으로 흩어져내렸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정신을 들게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를 더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제러드는 그의 무릎을 땅에 내리고, 손을 젠슨의 허리에 올렸다. 그는 까칠한 턱을 젠슨의 엉덩이에 갖다대고 코로 부비며 그를 더 가까이 잡아당겼다. 젠슨의 시야가 점차 흐릿해졌고, 그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잠깐씩 뚜렷하게 돌아왔다.
“잠깐, 젠장할, 잠깐만요.” 그는 제러드의 머리칼을 부여잡고, 제러드의 머리가 자신에게서 멀어져 떨어질때까지 잡아당겼다. 그의 입술은 붉고, 침으로 반질거렸으며, 여전히 입꼬리 한쪽이 올라가 있었다. “정말로, 이러면 안 되는-”
제러드가 말을 자르며 젠슨의 입 속으로 손가락을 밀어넣었고, 젠슨은 반사적으로 그것을 물고 자신의 혀로 거친 표면을 진득하게 감았다. 새콤 달콤 짭쪼름한 맛: 거기에는 초컬릿과 땀, 네모난 설탕 가루들이 뒤섞여 녹아들어 있었다. 제러드는 나머지 손으로 젠슨의 것을 잡고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젠슨은 아랫쪽에 와 닿는 제러드의 습기차고 거친 숨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로,” 제러드가 말했다. 젠슨은 그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싱글거림을 놓치지 않았다. “이러면 되요.”
젠슨은--좋아, 물론, 괜찮겠지 따위의 생각을 하며--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제러드가 그의 안쪽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어, 뿌리 뒷쪽부터 페니스 윗부분까지 혀로 쓸어올렸을 때, 젠슨은 가쁜 숨을 헐떡이며 욕설을 내뱉었다. 그가 뒤로 슬쩍 물러나며 이빨로 귀두를 약하게 물었고, 젠슨은 저녁식사라던가 직장, 그리고 다른 모든 것에 대해 잊었다. 단, 제러드의 훌륭한 혀와 이빨, 손가락들만을 제외하고. 제러드는 가장 뛰어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은 아닐지 몰라도, 그는 젠슨의 음식을 마음에 들어했으며, 끝내주는 블로우 잡도 선사했다. 그것은 지금 이순간 꽤나 공평한 트레이드처럼 보였다.
그의 페니스가 제러드의 입천장을 따라 미끄러져 들어갈 때, 그는 제러드의 머리를 쥐고 매달렸다. 제러드의 목구멍이 그의 것을 매끄럽고 강하게 죄어왔다. 제러드는 젠슨의 입에서 손을 꺼내어 서서히 내리다가, 그의 흔적을 삼키는 순간, 셔츠를 움켜잡았다. 제러드가 손등으로 그의 입술을 훔치는 것을 볼 때도, 젠슨은 멍하니 열에 들뜬 채로, 놀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
젠슨은 부스스한 머리에 까치집을 짓고, 메마른 입술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시트 위에 죄다 벗고 대자로 뻗은 자신의 등에, 누군가 무거운 팔을 올리고 있었다. 그는 몸을 돌렸고, 제러드의 자는 얼굴과 그의 벌어진 입, 미간에 옅게 잡힌 주름을 보았을 때, 끄응- 하고 신음소리를 냈다. 이 남자는 젠슨을 침대 모서리에 겨우 매달려 있게 만들어놓고, 정작 자신은 젠슨의 침대 3분의 2를 쉽게 차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둘 다 알몸이었다.
"아, 젠장." 젠슨이 베개에 얼굴을 처박았고, 숨을 들이마시자 옅은 비누향이 느껴졌다. 그리고, 약간의 퀘퀘한 땀냄새도. 제러드가 잠꼬대하며 젠슨의 등에 얹고 있던 쪽 손의 손가락을 구부렸다. 순간 젠슨은 숨을 멈췄지만, 그가 다시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며 침대 반대편으로 굴러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러드의 어깨에는 작고 붉은 마크가 무슨 표식이라도 되는 양 새겨져 있었다.
젠슨은 조심스레 몸을 돌렸고, 천장을 향해 누워서 눈을 깜빡였다. 지난 밤, 저녁식사 이후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은 와인에 흠뻑 젖은 듯 흐릿한 기억으로 남아있었고, 두 손, 치아, 땀, 그게 다였다. 그는 그들이 어젯밤 진판델과 쉬라즈(와인에 쓰이는 포도의 품종*역자주)를 모두 동낸 것을 기억했다. 와인은 항상 그를 정신없게 만들곤 했다.
그는 정확시 26분간 그 자세로 누워,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제러드의 얕은 코골이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단 한가지 일인 ‘아침식사 만들기’를 하러 나갔다.
*
삼십분후에 제러드가 박서만 걸친 채 발을 질질 끌며 모습을 드러냈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배를 긁어댔고, 머리는 온통 엉클어지고 위로 비쭉 솓아 있었다. 그는 ‘잘 잤어요’인 듯한 말을 웅얼댔지만 모음은 죄다 빠져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잔뜩 갈라져있었다.
젠슨은 애매하게 대답하고, 김이 나는 따듯한 크레페를 하나 집어들었다. 접시에 쌓인 크레페들은 브랜디에 절인 사과조각들로 속을 채우고 반을 접어 만든 것이었다. 팬에서는 베이컨이 지글거리며 튀겨지고 있었고, 그는 포크를 들어, 멍하니 베이컨을 한 장씩 뒤집었다.
“우와, 냄새 좋은데요.”
제러드는 조리대에 구부정히 기대고 서서, 눈꼬리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며, 크레페를 입으로 가져가 크게 베어물었다. 젠슨의 뱃속에서 작은 짜증이 솟구쳐 올랐으나, 그는 그저 나머지 크레페들을 도마에 올리며, 제러드에게 들고있는 놈을 어서 먹어치울것을 말없이 강요했다. 그는 정말로, 한 입만에 해치웠고, 만족감에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음, 맛있네. 그건 커피에요?”
“방금 내렸어요. 잠시만 기다려 봐요.”
젠슨은 애써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제러드의 헐랭한 웃음으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그는 지난 일 년간 원나잇 스탠드를 한 적이 없었다; 그는 이런것에 서툴렀다. 낮선 이를 아침 8시 30분에 그의 부엌--그의 성역과도 같은 곳--에 들여놓고 어색하지 않은 척 하는 것 말이다. 그는 찬장에서 두 개의 머그컵을 꺼냈다. 그것은 언젠가 그가 길거리시장에서 샀던 수공예 제품이었다.
젠슨은 두 잔을 채워서 그 중 한잔은 제러드에게 건냈고, 그가 설탕을 부탁했을 때 그의 뒷쪽에 있는 뚜껑 덮힌 작은 그릇을 손으로 가리켰다. 베이컨을 팬에서 내리고 접시에 음식들을 담아내느라 바빴다. 그의 차림은 조금 서툴렀지만, 어쩐일인지 제러드가 그걸 알아챌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혹은, 그랬다 하더라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제러드에게 접시와 포크를 건넸고, 제러드는 작살로 물고기를 잡듯이 크레페 하나를 포크로 찔러 사워크림에 적신 후 통째로 입속에 넣었다. 젠슨은 표정을 구기지 않으려 애썼다.
딱 들어맞는 스케쥴처럼, 어색한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제러드는 조리대에 편하게 기대고 서서, 베이컨 한 장을 우적우적 씹었다. 그는 입을 벌린채로 씹고 있었다. 젠슨은 식욕이 떨어지기 전에 그의 접시로 시선을 내려야만 했지만 그 전에, 냉장고 위에 걸린 벽시계를 제러드가 흘끗 쳐다보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커피를 입에서 뿜어내고, 포크를 떨어뜨렸다.
“왜 그래요?” 젠슨이 물었다.
“젠장할, 나 늦었어요.” 제러드가 냅킨으로 입을 닦고, 크레페 하나를 더 입에 밀어넣은 다음 마지막 남은 베이컨 한조각까지 삼켰다. “나 한시간 있다가 디자이너랑 만나기로 했는데.” 그가 손끝에 묻은 기름기를 빨아먹고나서, 씩 웃음지었을 때, 두 뺨에 보조개가 옴폭하니 들어갔다. “일단 샤워하고 옷부터 갈아 입어야겠어요.” 그는 젠슨의 옆을 지나가며 그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고, 유유히 복도로 사라졌다.
젠슨은 생각에 잠겨 베이컨을 씹었고, 눈은 제러드의 반쯤 비어버린 접시에 고정되어 있었다. 제러드가 청바지 단추를 잠그며 현관쪽으로 지나쳐갔다. 잠시 후 자켓을 팔에 끼워넣으며, 그가 다시 나타났다.
“그럼,” 자켓 칼라를 밖으로 꺼내며, 그가 말했다.
젠슨이 포크를 접시에 내려놓았다. 음식은 이미 차갑게 식어있었다. 그는 차가운 베이컨을 먹고 싶지는 않았다. 커피를 한 모금 넘기고, 목을 가다듬었다. “네.”
“난 가볼게요.” 제러드가 문 쪽으로 엄지손가락을 향했고, 젠슨은 그를 따라 복도로 나갔다. “그치만 어, 아침식사는 고마웠어요. 그리고 어젯밤 일도.”
“아, 언제든지요,” 젠슨은 별 생각없이 대답했다. 제러드의 눈썹이 치켜올려졌다. 늘 하던 대답인 천만에요, 가 훨씬 나았을텐데.
그는 자물쇠와 이중자물쇠를 열고 체인을 벗긴 다음, 문을 퍽-하고 밀어붙여 약간 열었다.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재치있게 일자리에 관해 말을 꺼낼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적어도 지금은. 하지만 어쨌든 그는 절대로 제러드에게서 합격소식을 들을 일은 없을 것이었다. 제러드가 모든 지원자들과 자고 다닌게 아니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물어볼 방도는 없었다.
“그니까, 들어봐요...” 웃음기를 싹 지우고,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제러드가 말했다. 젠슨은 손을 들어 목 뒤를 긁적이고, 다른 발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이제 슬슬 나오는구나,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혹은, 당신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따위.
젠슨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하지만 제러드는 그저 자켓의 지퍼를 올리며, 눈을 가리고 있는 앞머리를 쓸어올렸을 뿐이었다.
“우린 주6일 근무에요,” 그가 말했다. “적어도 두시간 후에는 내가 메뉴판을 확인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서 다른 투자자들에게 시범요리를 해 보이기 전에 메뉴를 약간 조정하도록 하죠. 그치만 그 사람들 걱정은 하지 말아요. 어차피 살구버섯이랑 표고버섯도 분간 못할 사람들이니까.” 제러드가 현관복도로 나가서 엘레베이터 버튼을 잽싸게 누를 때, 젠슨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심장을 쿵쾅거리며 쳐다보는 것이었다. 문이 덜컹거리며 열렸다. “미안하지만, 내가 얼른 가봐야해서요, 그치만 전화할게요. 당신 번호 아니까.”
젠슨은 문이 닫히는 걸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찔한 현기증 속에서도 그는, 자신이 방금 직업을 구하려고 미남계를 이용한건지, 아니면 자신의 고용주로부터 유혹을 당한 것인지 알아내려 애썼다. 그는 곧 황당한 웃음을 터뜨리며, 어느 쪽이든 별로 상관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
그는 우선 엄마한테 전화를 했고(물론 세세한 부분은 빼고 전했다), 다음으로 그의 여동생에게도(이번에는 모든 내용을 포함해서) 했다. 그리고 둘 다 레스토랑이 오픈하는 날 찾아오기로 약속을 받았다. 그는 부엌과 거실을 청소하다가, 두 개, 아니 세 개의 빈 와인병이 굴러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침실로 들어간 그는 침대시트를 잡아당겨 매트리스에서 벗겨냈고, 그것들을 둘둘 뭉쳐서 바닥으로 집어 던졌다; 격한 지난 밤을 보낸 그것들은 꽤나 볼썽사나웠지만, 오늘은 어쨌든 빨래하는 날이었다.
그가 베갯잇을 벗기고 있을 때, 나이트스탠드에 놓여진 작은 쪽지를 발견했다. 그것은 두 개의 통통하고 푸른 마리화나 어린 잎이 들어있는 작은 비닐봉지 아래에 깔려있었다. 젠슨이 봉지를 열자, 잎에서 퍼지는 향이 코로 그것을 가져다 대기도 전에 느껴졌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젠슨은 아직도 품질 좋은 잎은 냄새를 맡아보면 척하니 알았다.
그는 쪽지를 들고 밝은 빛이 비쳐드는 곳으로 향했다. 제러드의 글씨는 작고 깔끔했으며, 종이에는 세 단어만이 휘갈기듯 쓰여져 있었다. 당신의 미션: 브라우니.
신경과민 셰프젠슨과 정줄놓은 레스토랑주인 제럿의 잡이너뷰.
오역하다보니 내용이 많이 왜곡된 듯.............................<-
원문을 따라가서 보시면 더 재밌습니당ㅎㅎ
+) *역자주 는 여기저기 검색해서 긁어온 내용임미당. 난 요리를 쥐뿔도 몰라요....
++) 셰프 젠슨의 작품들임미당. 물론 출처는 구글 여기저기. 걍 저런 비스무리한 모습이겠거니 생각해주세요.
양파 고트치즈 타르틀렛
위에꺼 큰버전인 타르트 (요건 셰프 젠슨이 안 만들었다;)
크루통과 스프...? 아마도 스프.
그뤼에르 치즈를 얹은 크루통.....인 듯. (역시나 확실치 않다;;)
멜롱 위에 얹은 프로슈토
셀러리 사과 스프
위의 두놈은 라바케이크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