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은, 반면에, 사흘 전에 임팔라의 뒷자석에서 주웠던 돌덩이처럼 굳어진 감자조각을 삼킨듯한 목소리였다.
"음, 맞아, 그니까, 우린 이제 누가 내 계약을 쥐고 있는지 알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년을 찾아서 쓰러뜨리는 거야."
"뭘로....?"
"콜트로. 이런, 새미. 너 오늘 밤엔 머리가 잘 안 돌아가네."
"내 눈알이 뜯겨나갈 뻔 했다구, 딘!"
"오 세상에, 얼마나 더 오래 그 소릴 들어야 되냐?"
대개는, 샘은 되받아 치곤 했다. 하지만 몇주째 그들은 시간과 관련된 단어를 피하는 암묵적인 약속을 한 상태였는데, 이번엔 딘이 실수를 했다.
샘은 목을 가다듬고, 창 밖을 바라보며 벨라가 헬하운드에게 갈갈이 찢겨나가는 걸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가 딱히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거나, 혹은 그녀를 좋아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건 아니었다.
하지만 끝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 그리고 딘이 발작적으로 핸들 위를 톡톡 치고 있는 상황에서, 샘은 딘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어떻게 콜트를 되찾을건지 설명해 봐."
샘은 딘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창백한 그의 얼굴이 지나가는 차들의 헤드라이트 불빛에 간헐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했다. 긴장으로 꽉 깨물린 그의 턱이 보였고, 그의 눈빛은 앞쪽으로 난 길을 향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손목의 주기적인 움직임과, 그 위로 잔뜩 선 핏줄은 그를 무너질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고, 순간순간 떨리는 그의 몸... 그런 모든 것들이 딘이 두려워하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딘이 늘 하던 것처럼 어깨를 조금 으쓱했고, 샘 역시 동참했다. 모든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넘기는 윈체스터들이었지만 이제 그것도 위태로웠다.
"형은 릴리스로부터 그걸 되찾으려는 거야? 릴리스가 형의 계약을 이행하러 올 때 콜트 좀 잠깐 '보기만 하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지 그래?"
"나도 몰라, 샘."
"왜, 방금 전만 해도 형이 무슨 계획이라도 있는 것처럼 들렸는데. 어쩌다 달라진거야?"
딘이 내뱉는 숨결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가 지배당하고 있는 압박감을 샘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그 숨결이 자유로이 내뱉어지는 것 또한 방해받고 있었기 때문에 샘은 다 알 수 있었다. 계약이 종료되는 날이 다가오는 걸 생각할 때마다 입으로 튀어나올 듯 쿵쾅거리는 심장을, 남은 날짜를 세며 식사를 할 때 뱃 속에서 날뛰는 긴장감을: 앞으로 남은 스물 한 번의 아침식사와, 스물 두 번의 점심식사와, 백 예순 여덟번의 맥주들.
그 움직임이 너무도 미묘해서 샘은 타이어에 밟히는 자갈소리를 듣기 전까진 임팔라가 갓길로 미끄러져 가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딘?" 차가 멈춰서자 그는 형을 쳐다보지 않으려 애쓰며 부드럽게 물었다.
딘은 핸들을 잡은 손등 위로 머리를 뉘였다. 그건 그들이 계속되는 사냥으로 지치거나 부상당했을 때, 혹은 딘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화가 났을 때 취하는, 샘이 수천번도 넘게 보아왔던 제스쳐였다. 그것은 겨우 몇초간 보여질 뿐, 더이상은 아니었다; 윈체스터들은 그런 식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어떤 것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지 알려줄 바에는 엉뚱한 쪽으로 사고를 치는 편이었다.
"딘," 샘이, 부탁이 아닌, 강한 어조로 다시 말했다. 내게 얘기해.
그들의 언어는 애매했지만, 샘은 딘이 고개를 젓고 얼굴을 들었을 때 그 의미를 알았다고 생각했다 ㅡ 그건 눈물로 얼룩진 얼굴이 아니라, 옴짝달싹 할수 없는 증거를 감춘 듯 긴장으로 얼룩진 모습이었다.
그의 형이 그를 바라보았을 때, 샘은 심장이 멈추었다가 다시금 아플 정도로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샘이 봤을 때, 딘이 지금 견디고 있는 것은 두려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히려 상처입고 궁지에 몰려 힘이 빠져버린 희망이었다.
"뭔가 방법이 있을 거야, 샘." 샘은 딘의 목소리에서 무언가 타오르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딘의 눈동자에서 한 쌍의 화장용 장작더미를 보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마도 그들 옆으로 달리는 차들의 미등이 반사된 것이었을테다.
"우리가 해낼거야, 딘. 우린 지금 어느때보다 많은 걸 알고있어. 바비아저씨가 계속 조사하고 있고, 릴리스의 약점을 알아내실 거야. 게다가 우리 말고도 많은 헌터들이 그녀에게 총을 겨누고 있어. 릴리스는 이제 대형 사냥감이라구. 이렇게 상황이 좋았던 적은 없었어, 딘. 우린 그녀를 잡을거고, 형은 지옥에 가지 않을 거야."
샘은 둘 다에게 말했다. 그리고 딘은 바보ㅡ샘이 그를 그렇게 부를때도 있었지만 한번도 진심인 적 없었던ㅡ가 되어서 그 말의 진실이 무엇인지 몰라야만 했다 : 지킬 수 없는 약속. 떨어지는 그를 구할 수 없는 헐거운 손아귀. 지탱하기 힘든 닳아빠진 로프.
그럼에도 불구하고, 딘은 그가 이해할수 없는 것들과 대적하기 전부터, 세상에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오랫동안 살아왔다: 예를 들자면, 사람을 잡아먹는 종족들, 또는 Buffalo Bills가 어떻게 해서 수퍼볼에 한번도 아닌 네번씩이나 진출할 수 있었는지 하는 것들 말이다.
여하튼, 그는 악마들의 여왕을 죽이는 방법도 한동안 그 분류에 남게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대충, 그들이 Erie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갈만큼은 오랫동안. 벨라의 목 메인 음성을 그의 머릿속에서 지워낼 수 있을 정도로 오래.
그리고 그들 자신이 항상, 형제이자 헌터, 그리고 윈체스터들이라는 것을 기억할만큼 오래도록.
지옥은 기다려 줄 것이다, 적어도 잠시 동안은.
시즌3은 복습이 힘듭니다.. 지옥에 가야 할 시간이 다가올수록 힘들어하는 딘의 모습이 너무 실감나서.
아, 마지막 부분에 Erie는 3x15의 배경이 되는 Pennsylvania, Erie입니다. 내가 이거 읽을때 생각이 안나서 뭔가..싶었으므로 사족;